토요일 오후, 에어컨 필터를 꺼내 씻었습니다.회색 먼지가 물에 흘러 내려가는 모습을 보니 제법 뿌듯합니다. 그늘에서 바싹 말린 뒤 다시 끼웠습니다. 이 정도면 내일은 산뜻한 바람이 나오리라 믿었습니다.그런데 다음 날 전원을 켜자 첫 바람에서 눅눅한 수건 냄새가 납니다.필터는 깨끗합니다.냄새는 그대로입니다.이럴 때 필터를 한 번 더 씻어야 하나 고민하게 됩니다. 하지만 필터가 할 일은 이미 끝났을 수 있습니다. 냄새가 머무는 곳은 필터 하나가 아니라, 공기와 물이 지나가는 에어컨 안쪽 전체이기 때문입니다.필터 뒤에는 생각보다 긴 길이 있습니다에어컨은 방 안의 공기를 빨아들여 차갑게 만든 뒤 다시 내보냅니다.공기는 필터를 지나고, 차가운 열교환기를 통과하고, 송풍팬을 거쳐 방으로 돌아옵니다. 공기를 식히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