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햇빛이 베란다 바닥을 밀고 들어오면 실외기 외함이 희게 번쩍입니다.손을 대지 않아도 뜨거워 보입니다. 그 위에 은박 그늘막 하나만 올려두면 에어컨도 덜 지치고 전기요금도 조금 얌전해질 것 같은 생각이 들지요.충분히 그럴듯합니다.사람도 볕을 피해 그늘로 들어가면 한결 시원해지니까요.하지만 실외기는 사람이 아닙니다. 겉판을 조금 식힌다고 곧바로 냉방 능력이 좋아지는 구조도 아닙니다. 이 기계가 더 다급하게 필요로 하는 것은 그늘보다 뜨거운 공기가 빠져나갈 자리입니다.은박 덮개는 보기만 해도 성실하게 절약할 것 같지만, 전기요금은 반짝임에 쉽게 설득되지 않습니다.실외기는 집 안의 열을 밖으로 옮깁니다에어컨을 켜면 실내기에서 찬바람이 나옵니다.그렇다고 방 안의 열이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냉매가 그 열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