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통 뚜껑을 들어 올렸는데 표면이 평소와 다릅니다.붉은 국물 위에 얇고 반투명한 얼음막이 앉아 있습니다. 집게 끝으로 건드리자 사각, 하고 갈라집니다. 배추 줄기도 유난히 단단합니다.김치냉장고가 너무 열심히 일한 걸까요.차갑게 보관하라고 만든 기계이니 잘못한 일이 없어 보이지만, 김치 보관에서 ‘더 차갑게’가 언제나 ‘더 좋게’를 뜻하지는 않습니다. 김치는 얼기 직전의 낮은 온도를 좋아하지만, 그 경계를 넘어가면 맛보다 얼음이 먼저 자리를 잡습니다.그리고 그 경계는 김치마다 조금씩 다릅니다.같은 칸인데 한 통만 어는 까닭김치가 어는 데는 온도만 관여하지 않습니다.소금은 물이 어는 온도를 낮춥니다. 짠 묵은지는 비교적 낮은 온도에서도 잘 버티지만, 물김치나 열무김치처럼 국물이 많고 싱거운 김치는 그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