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오던 저녁이었습니다.거실 공기는 눅눅했고 주방에서는 국이 끓고 있었습니다. 에어컨을 켠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바람이 나오는 곳에서 하얀 것이 피어올랐습니다.연기처럼 보였습니다.아주 옅었지만 분명히 흰색이었습니다. 에어컨이 거실 한쪽에 작은 구름을 만들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이런 장면을 처음 보면 리모컨보다 전원 플러그를 먼저 쳐다보게 됩니다.“이거, 타는 것 아닌가?”다행히 에어컨에서 나오는 흰 것은 불에서 생긴 연기가 아니라 공기 속 수분이 만든 안개일 때가 많습니다.특히 비가 오는 날, 실내 습도가 높은 날, 주방에서 음식을 끓인 직후에 잘 나타납니다. 그렇다고 눈앞의 흰 것을 모두 수증기라고 믿어도 된다는 뜻은 아닙니다.흰 안개와 위험한 연기는 닮아 보이지만 남기는 흔적이 다릅니다.공기 속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