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에 물을 마시러 주방에 나갔습니다.수도꼭지를 잠그자 집 안이 조용해졌고, 그때 냉장고 뒤쪽에서 낮은 소리가 들렸습니다.웅——.잠시 뒤에는 안쪽에서 ‘딱’ 하는 소리까지 납니다.낮에는 한 번도 신경 쓰이지 않던 냉장고가 모두 잠든 뒤에야 묵직한 존재감을 드러낸 셈입니다. 물컵을 든 채 냉장고 앞에 서 있으면 생각은 금세 한 곳으로 갑니다.“이거, 고장 나려는 소리 아닌가?”냉장고는 아무 소리도 내지 않아야 정상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냉기를 만들고 옮기려면 모터와 팬이 움직여야 하고, 배관 안에서는 냉매가 흐릅니다. 차가워졌다가 조금 따뜻해지는 동안 선반과 내벽도 미세하게 줄었다 늘어나죠.다만 냉장고가 내는 모든 소리를 정상이라고 넘겨도 된다는 뜻은 아닙니다.평소 들어오던 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