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새벽, 물을 마시러 주방에 나왔습니다.발바닥에 차가운 것이 닿았습니다.불을 켜자 냉장고 앞에 작은 웅덩이가 보였습니다. 어젯밤에는 없던 물이었습니다.냉장고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원래 말이 없는 녀석이지만, 그날은 유난히 하고 싶은 말이 있어 보였습니다. 수건부터 가져와 닦아야 할까요?아니면 냉장고 문을 열어봐야 할까요?우선 사진을 한 장 찍어두는 것이 좋습니다. 물을 모두 닦아버리고 나면 가장 중요한 단서인 ‘처음 고여 있던 자리’도 함께 사라지기 때문입니다.물은 조용히 나타나지만 흔적까지 감추는 데는 그다지 능숙하지 않습니다.첫 번째 단서, 물이 고인 자리물이 냉장고 앞쪽, 특히 문 아래에 모여 있다면 문이 완전히 닫혔는지부터 살펴봅니다.식품 봉투가 튀어나와 문을 밀고 있지는 않은지, 서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