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관에서 신발을 다 신은 뒤, 보일러 조절기가 눈에 들어옵니다.표시창에는 22℃가 떠 있습니다. 오늘 저녁에 돌아올 예정인데 그대로 두자니 빈집을 데우는 것 같고, 끄고 나가자니 돌아왔을 때 냉골이 걱정됩니다.손가락은 자연스럽게 ‘외출’ 버튼으로 향합니다.이름만 보면 답은 이미 정해진 듯합니다. 집을 나가니 외출모드. 반박하기 어려울 만큼 반듯한 논리입니다.하지만 보일러는 사람의 외출 여부보다 집이 얼마나 빨리 식는지를 봅니다.두 시간 비워도 바닥의 온기가 오래 남는 집이 있고, 아침에 나간 뒤 점심이 되기도 전에 창가부터 서늘해지는 집이 있습니다. 같은 버튼을 눌렀는데 결과가 다른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외출모드는 집을 나갈 때마다 눌러야 하는 출석 버튼이 아닙니다.집을 얼마나 오래 비우는지, 바깥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