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탁물을 개다가 티셔츠 한 장이 낯설게 보일 때가 있습니다.소매는 어제보다 짧고, 밑단은 허리와 갑자기 가까워졌습니다. 혹시 내가 커진 건가 싶어 다른 옷도 입어보지만 별일이 없습니다.사람은 그대로인데 티셔츠만 조용히 작아졌습니다.이럴 때 시선은 자연스럽게 건조기로 향합니다.“대체 옷한테 무슨 짓을 한 거야?”건조기가 아무 말도 못 한다는 사실이 조금 억울할 수도 있습니다. 옷의 수축은 건조기 안에서만 시작되는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원단이 만들어질 때 받은 힘, 세탁할 때의 물과 움직임, 건조기의 열과 회전이 차례로 이어지면서 옷의 크기가 달라집니다.건조기는 마지막 장면에 등장했을 뿐인데 모든 책임을 혼자 떠안는 경우도 있습니다.옷은 뜨거워서만 줄어드는 것이 아닙니다옷감은 실을 가로세로로 짜거나 고리처..